AI를 처음 사용했을 때만 해도 ChatGPT 채팅 하나면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궁금한 것을 물어보고, 문서를 작성하고, 아이디어를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이전보다 훨씬 많은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사회복지 실무 콘텐츠를 만들고 웰모아(Welmoa)를 운영하면서도 대부분의 작업을 ChatGPT와 함께했습니다.
그런데 웰모아에 하나둘 기능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질문은 점점 길어졌고, 수정해야 할 파일은 많아졌으며, 어느 순간부터는 하나의 질문에 답을 얻는 것보다 프로젝트 자체를 함께 만들어가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질문하는 것에서 함께 만드는 것으로
처음에는 이런 질문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 이 문장은 어떻게 수정하면 좋을까요?
- 이 법령은 어떻게 이해하면 될까요?
- 이 글 제목은 어떤 것이 좋을까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질문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 이 기능을 추가하고 싶습니다.
- 여러 파일을 함께 수정해야 합니다.
- GitHub 프로젝트 전체를 확인해서 문제를 찾아주세요.
- 기존 구조를 유지하면서 기능을 개선하고 싶습니다.
단순히 답을 받는 것으로 끝나는 일이 아니라, 기존에 만들어둔 것을 확인하고 여러 부분을 연결해서 수정해야 하는 일이 많아진 것입니다.
그리고 호봉계산기를 개발하던 어느 날, ChatGPT가 이런 제안을 했습니다.
“이 작업은 Codex를 사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 같습니다.”
ChatGPT도 AI인데, Codex는 또 뭘까?
처음에는 무슨 의미인지 잘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ChatGPT도 AI인데 Codex도 AI라니.
무엇이 다른 걸까?
궁금한 마음으로 하나씩 사용해보기 시작했습니다.
직접 사용해보니 제가 느낀 차이는 비교적 분명했습니다.
ChatGPT와 대화할 때는 생각을 정리하고 방향을 결정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반면 Work와 Codex를 활용하면서부터는 그 생각을 실제 프로젝트 안에서 이어가고 구현하는 일이 훨씬 많아졌습니다.
물론 각각의 기능을 정확하게 구분하면 더 복잡한 설명이 필요하겠지만, 당시 사용자였던 제가 체감한 차이는 이 정도였습니다.
ChatGPT에서는 함께 고민했고, Work와 Codex에서는 그 고민을 실제 작업으로 이어가기 시작했습니다.
ChatGPT는 함께 고민하는 공간이었습니다
지금도 많은 일은 ChatGPT와의 대화에서 시작합니다.
콘텐츠의 주제를 고민하고, 실무에서 생긴 문제를 분석하고, 복잡한 내용을 쉽게 풀어보고, 새로운 도구의 아이디어를 구체화합니다.
“이런 기능이 있으면 편하지 않을까?”
“실무에서는 이런 경우도 생기는데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사용자 입장에서는 이 화면이 불편하지 않을까?”
이런 이야기를 계속 주고받다 보면 처음에는 막연했던 생각이 조금씩 구체적인 형태를 갖추기 시작합니다.
저에게 ChatGPT는 단순히 답을 알려주는 도구라기보다 생각을 구체화하고 다음 작업을 정하는 공간에 가까워졌습니다.
Work와 Codex에서는 실제 프로젝트를 다루기 시작했습니다
웰모아의 기능이 늘어나면서 하나의 수정이 여러 파일과 연결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처음에는 코드를 복사해서 ChatGPT에 붙여넣고 수정된 코드를 다시 가져오는 방식으로도 충분했습니다. 하지만 프로젝트가 커질수록 이런 방식에는 한계가 생겼습니다.
기존 구조를 확인해야 하고, 서로 연결된 파일을 함께 살펴봐야 하며, 한 부분을 수정했을 때 다른 기능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지도 확인해야 했습니다.
Work와 Codex를 사용하면서 이런 프로젝트 단위의 작업을 훨씬 자연스럽게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호봉계산기, 전자결재, 운영일지, 프로그램 신청 시스템 등 웰모아의 여러 도구도 이런 과정을 거치며 조금씩 발전했습니다.
처음부터 완성된 설계도를 가지고 만든 것은 아닙니다.
필요한 기능을 이야기하고,
직접 사용해보고,
문제가 생기면 다시 확인하고,
수정한 뒤 또 사용해보는 과정을 반복했습니다.
생각해보면 개발이라기보다 긴 대화에 가까웠습니다.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내가 AI를 사용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처음 ChatGPT를 사용할 때는 주로 질문을 했습니다.
무언가를 모르면 물어보고, 글이 필요하면 작성해달라고 하고, 자료가 필요하면 정리해달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웰모아를 만들면서 질문의 형태가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이걸 알려줘”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로,
다시
“그럼 실제로 한번 만들어보자”로 바뀌었습니다.
AI가 더 좋아진 것도 물론 중요했지만, 제가 AI에게 일을 요청하는 방식 자체가 달라진 것입니다.
AI가 모든 것을 알아서 만들어준 것은 아닙니다
가끔 웰모아의 도구를 보고 이런 질문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이런 서비스를 혼자 다 만든 건가요?”
혼자 만들었다고 말하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AI가 전부 만들었다고 말하기도 어렵습니다.
사회복지 현장에서 무엇이 불편한지 발견하는 것은 제 몫이었습니다. 어떤 기준으로 계산해야 하는지, 실제 업무에서는 어떤 예외가 생기는지, 사용자가 어느 부분에서 불편함을 느낄지도 현장의 경험이 있어야 판단할 수 있었습니다.
반면 그 생각을 실제 화면과 기능으로 구현하고, 코드를 수정하고, 오류의 원인을 찾아가는 과정에서는 AI의 도움이 컸습니다.
역할이 달랐던 셈입니다.
사람이 문제와 기준을 제시하고, AI가 그것을 구현하는 과정을 돕고, 다시 사람이 결과를 확인합니다.
웰모아의 도구들은 대부분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서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개발도 조금씩 배우게 되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개발 공부부터 시작한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필요한 것을 만들다 보니 자연스럽게 조금씩 알게 되었습니다.
GitHub 저장소가 무엇인지, 파일들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수정한 내용이 어떻게 사이트에 반영되는지, 오류가 생기면 어디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하나씩 경험했습니다.
여전히 개발자처럼 코드를 직접 작성한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이제는 어떤 기능을 만들고 싶은지 설명하고, AI가 작업한 결과를 확인하고, 문제가 있다면 다시 수정 방향을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AI 시대에는 이런 능력도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활용능력인지 모르겠습니다.
이번 글은 기능 소개가 아니라 하나의 기록입니다
이 글은 ChatGPT나 Work, Codex의 기능을 설명하기 위한 사용설명서가 아닙니다.
한 명의 사회복지사가 AI를 사용하다가 어느 순간 AI와 함께 작은 도구를 만들기 시작했고, 그 도구들이 모여 하나의 플랫폼으로 발전해가는 과정을 기록해두고 싶었습니다.
처음에는 질문을 던지는 사용자였습니다.
그러다 함께 고민하기 시작했고,
이제는 생각한 것을 실제로 만들어보는 단계까지 왔습니다.
앞으로 또 어떤 방식으로 AI를 사용하게 될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AI를 잘 활용한다는 것이 단순히 좋은 질문을 하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내가 해결하고 싶은 문제가 무엇인지 알고, 필요한 기준을 설명하고, 만들어진 결과를 직접 확인하고 다시 개선하는 과정까지 포함됩니다.
웰모아도 그렇게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사람의 현장 경험과 AI의 구현 능력을 연결하면서, 사회복지 실무에 필요한 것들을 하나씩 만들어가는 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