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딩을 배우지 않아도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시대, 무엇을 만들 것인가가 더 중요해졌습니다
요즘 여기저기에서 ‘바이브코딩’이라는 말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바이브코딩 교육이나 강의도 부쩍 많아졌습니다.
처음에는 새로운 프로그래밍 기술을 말하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뜻을 알고 보니, 제가 AI와 함께 웰모아를 만들어온 과정도 바이브코딩의 일종이었습니다.
바이브코딩은 무엇일까요?
‘Vibe’는 분위기나 느낌, 감각을 뜻합니다.
바이브코딩은 코드를 한 줄씩 직접 작성하기보다, AI에게 자연어로 원하는 기능과 방향을 설명하며 프로그램을 만들어가는 방식을 말합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입니다.
“사회복지사의 경력을 입력하면 인정 경력과 예상 호봉을 계산해주는 도구를 만들어줘.”
AI가 처음 결과물을 만들면 직접 사용해보고 다시 요청합니다.
“재직 중인 사람도 이용할 수 있게 질문을 추가해줘.”
“모바일에서 하단 화면이 이상하니 확인해줘.”
“100% 미만 경력은 이 기준에 따라 계산해야 해.”
처음부터 완벽한 설계서와 코드를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작동하는 결과물을 보면서 대화를 통해 계속 다듬어가는 방식입니다.
쉽게 표현하면 **“일단 한번 만들어보고, 보면서 다시 이야기해보자”**에 가깝습니다.
생각해보니 웰모아도 바이브코딩이었습니다
웰모아의 급여 모의 계산기, 호봉계산기, 전자결재 체험도구, 운영일지, 신청자 추첨도구도 비슷한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습니다.
제가 맡은 역할은 코드를 직접 작성하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사회복지 현장에서 반복되는 불편을 찾고, 실제 업무 기준을 설명하고, 사용자의 입장에서 화면과 계산 결과를 확인하는 일이었습니다. AI는 그 요구를 코드로 구현하고 오류를 수정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저는 개발자라기보다 현장 전문가이자 서비스 기획자, 그리고 검수자에 가까웠습니다.
이 경험은 바이브코딩에서 무엇이 중요한지를 생각하게 했습니다.
AI가 코드를 얼마나 잘 작성하는지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앞서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지 알고 있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바이브코딩은 꼭 교육을 받아야 할까요?
바이브코딩 교육이 많아진 이유는 반드시 고도의 기술을 배워야 하기 때문이라기보다, 많은 사람이 첫 시작에서 어려움을 느끼기 때문일 것입니다.
어떤 AI를 사용해야 하는지, 만들어진 코드를 어디에서 실행해야 하는지, 오류가 발생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완성한 페이지를 어떻게 공개하는지 모르면 작은 단계에서도 막힐 수 있습니다.
교육은 이런 시작 장벽을 낮추고 정해진 과정을 따라 결과물 하나를 완성하도록 도와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교육을 수료했다고 해서 곧바로 자신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자기 문제를 가지고 만들어보면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계속 생깁니다.
요구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기도 하고, 한 기능을 수정했더니 다른 화면이 깨지기도 합니다. 정상적인 입력에서는 잘 작동하지만 예외적인 상황에서 엉뚱한 결과가 나오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런 문제를 하나씩 해결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어떻게 요청해야 AI가 원하는 방향으로 구현하는지, 어디까지 AI에게 맡길 수 있는지, 무엇을 사람이 직접 확인해야 하는지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결국 바이브코딩은 설명만 듣는 것보다 직접 필요한 것을 만들어보며 익히는 부분이 큽니다.
더 중요한 것은 ‘무엇에 활용할 것인가’입니다
같은 교육을 받고 같은 AI를 사용해도 결과는 달라집니다.
누군가는 교육용 예제를 만들어보는 데서 끝나고, 누군가는 실제 업무시간을 줄이는 도구를 만듭니다.
이 차이는 코딩 실력만으로 생기지 않습니다.
현장에서 무엇이 불편한지, 어떤 기준이 자주 혼동되는지, 사용자가 어디에서 막히는지, 결과가 실무적으로 타당한지를 알아야 합니다.
AI는 코드를 빠르게 만들 수 있지만, 해결할 문제와 적용할 기준까지 자동으로 정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사회복지 현장에도 도구로 바꿔볼 수 있는 일이 많습니다.
- 반복해서 작성하는 기록
- 수기로 계산하는 급여와 수당
- 프로그램 신청과 출석관리
- 실적 집계와 통계
- 반복되는 행정서류 작성
- 여러 자료를 취합해야 하는 보고업무
중요한 것은 처음부터 거창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이 아닙니다.
“이 일을 매번 이렇게 해야 하나?”
업무를 하다가 이런 생각이 드는 순간이 오히려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현장의 작은 불편을 구체적인 문제로 발견하고, 그것을 AI에게 설명할 수 있다면 하나의 도구로 발전시켜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코딩을 몰라도 시작할 수 있지만 검증은 필요합니다
바이브코딩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프로그래밍을 전공하지 않아도 아이디어를 실제 결과물로 만들어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AI가 만들어주었다고 해서 결과를 그대로 믿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특히 급여, 호봉, 근로시간처럼 정확성이 중요한 도구는 계산 기준과 예외 상황을 사람이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계산 결과가 맞는지 몇 가지 사례만 확인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 최소값과 최대값에서는 어떻게 작동하는지
- 입력값이 없거나 잘못 입력되면 어떻게 되는지
- 예외적인 근무형태나 경력이 들어오면 어떻게 계산되는지
- 기준이 변경되었을 때 기존 계산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등도 살펴봐야 합니다.
기능만 확인해서도 안 됩니다.
개인정보가 어디에 저장되는지, 인증키가 외부에 노출되지는 않는지, 수정한 기능이 기존 기능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결국 바이브로 시작할 수는 있지만, 실제 서비스는 검증을 거쳐야 완성됩니다.
전문성을 구현하는 새로운 방법
바이브코딩은 그 자체가 목적이라기보다, 각자가 가진 전문성과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새로운 수단에 가깝습니다.
워드나 엑셀을 사용할 줄 안다는 사실보다 그것으로 어떤 문서와 업무체계를 만들었는지가 중요한 것과 비슷합니다.
AI도 마찬가지입니다.
앞으로는 AI를 사용할 줄 아는 것 자체보다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AI와 결합해 무엇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웰모아를 만들어온 경험을 통해 저도 코딩을 잘하는 것보다 먼저 필요한 것이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해결할 문제를 발견하는 눈, 업무 기준을 설명하는 능력, 실제 사용자의 입장에서 결과를 검수하는 힘입니다.
특히 사회복지처럼 현장의 경험과 제도에 대한 이해가 중요한 분야에서는 이런 전문성이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AI는 코드를 작성할 수 있지만,
현장에서 무엇이 불편한지는 현장에 있는 사람이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활용입니다
바이브코딩이라는 새로운 방식이 등장하면서 코딩을 배우지 않은 사람도 자신의 아이디어를 프로그램으로 만들어볼 수 있는 가능성이 크게 넓어졌습니다.
그렇다고 모두가 개발자가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바이브코딩을 얼마나 전문적으로 배웠는지보다 자신의 업무와 경험 속에서 해결할 문제를 발견하고, AI를 이용해 실제로 개선해보는 경험이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결국 바이브코딩의 경쟁력은 코딩을 대신해주는 AI에서만 나오지 않습니다.
AI에게 구현시킬 만한 문제와 기준을 가진 사람에게서 나옵니다.
코딩을 몰라도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제 중요한 질문은
“바이브코딩을 배워야 할까?”
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내가 가진 경험과 전문성을 AI와 함께 어디에 활용할 수 있을까?”
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